사진=한국안전신문DB 건설현장(CG)

최근 발표된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대한건설협회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건설현장 115곳이 지난 1년 동안 평균 8.3회의 안전점검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22곳(19.1%)의 현장은 월 1회를 훌쩍 넘는 16회 이상의 안전점검을 받았으며, 가장 많은 점검을 받은 현장은 31회에 달했다. 다양한 주체에 의한 빈번한 점검이 건설현장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도한 점검과 비효율성

가장 큰 문제는 과도한 안전점검으로 인한 건설현장의 부담 증가와 비효율성이다. 발주처,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지방자치단체, 경찰청, 소방서 등 다양한 기관이 각기 다른 기준과 시기에 따라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 현장이 연중 수차례의 중복 점검을 받아야 하며, 이는 업무 중단 및 인력·자원 소모를 초래하고 있다.

특히, 조사에 따르면 일부 건설현장은 한 달에만 2~3회의 안전점검을 받는 경우도 있으며, 이로 인해 현장의 작업 일정이 차질을 빚고, 현장 관리자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기관의 점검이 중복되면서 현장 관계자들은 점검 준비에만 과도한 시간을 할애해야 하며, 이는 실제 건설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크게 줄이고 있다.

통합적 관리와 효율성 제고

안전점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다양한 기관이 독립적으로 점검을 실시하면서 발생하는 비효율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통합적인 관리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

첫째, 점검 일정과 기준의 통합 조정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각 기관이 연간 점검 계획을 사전에 공유하고, 협력하여 중복 점검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가 일정과 점검 항목을 조율하여 동시에 점검을 실시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둘째, 전자 점검 시스템의 도입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각 기관의 점검 결과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반복 점검을 줄이고 점검 결과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또한 현장 관리자가 점검 준비에 소모하는 시간을 줄여,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셋째, 현장 맞춤형 점검의 도입을 제안한다. 모든 건설현장이 동일한 빈도로 점검을 받을 필요는 없다. 위험성이 높은 현장과 그렇지 않은 현장을 구분하여, 보다 유연한 점검 주기를 설정함으로써 점검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는 또한 자원의 효율적 배분에도 기여할 것이다.

안전과 효율성을 모두 고려한 개선 필요

건설현장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지만, 지나치게 많은 점검은 오히려 현장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안전 관리의 본래 목적을 잃을 수 있다. 따라서 통합적이고 효율적인 안전점검 체계가 마련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건설현장의 안전과 작업 효율성을 모두 달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김현남 대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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