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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증가하는 건설 현장의 산업재해는 단순히 통계 숫자 이상의 심각한 문제를 예고하고 있다.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 민홍철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5년 동안 LH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로 무려 16명이 목숨을 잃고 1,200여 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민간 건설사들의 산재 인정 건수 역시 2020년 2,800여 건에서 지난해 4,800여 건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한층 부각시키고 있다.

이 통계가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많은 이들이 건설 현장이라는 일터에서 목숨을 위협받으며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더욱이 해마다 증가하는 재해 건수는 관련 기관의 노력과 제도적 대응이 현장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음을 방증한다. 산업안전을 위한 제도와 법령은 분명히 마련되어 있지만, 이를 실질적으로 적용하고, 강화할 만한 관리 체계가 부족하거나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는 현 상황이 문제다.

먼저, 가장 큰 문제는 감리 및 안전 점검 시스템의 미흡함에 있다. 건설 현장 감리를 담당하는 인력들은 자주 업무 과다와 관리 소홀에 시달리며, 현장의 위험을 효과적으로 모니터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국토안전관리원과 같은 기관이 발간한 ‘감리업무 매뉴얼’과 ‘현장점검 가이드북’ 같은 자료들이 존재하지만, 현장의 실질적 안전 관리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 자료들은 책상 위에 머물기보다는 현장에 철저히 스며들어야 하며, 일선 작업자와 감독자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현장 작업자들의 안전 교육이 충분하지 않고 체계적이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서는 안전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하며, 이는 교육과 훈련이 선행될 때 가능하다. 그러나 현실은 바쁘다는 이유로 안전 교육이 생략되거나 형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결국 안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부족과 작업자의 안전 불감증을 초래해 재해의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와 함께 공공과 민간을 막론하고 현장 안전 관리에 대한 투자 부족 또한 원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 건설사들은 종종 비용 절감을 위해 안전 관련 투자를 줄이려는 경향이 있으며, 그 결과 안전 장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거나 유지 보수에 소홀히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민간 건설사들이 마주하는 이익 추구와 안전 관리의 갈등은 더욱 두드러지며, 정부의 강력한 감독과 제재가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정부와 지자체의 감독 및 법적 규제 강화가 시급히 필요하다. 현행 법령으로는 안전 불감증을 해소하고, 안전 관리를 더욱 강화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예를 들어, 일정 규모 이상의 건설 현장에만 안전 감리 및 감독 의무가 부여되는 등의 제한은 모든 건설 현장의 안전을 담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규제 강화와 함께 강력한 처벌 규정이 뒷받침되어야만 현장에서의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산업재해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안전은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는 문제다. 정부와 관련 기관은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실질적인 안전 관리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제도적 보완과 함께 각 현장이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할 시점이다. 이제는 ‘사고는 어쩔 수 없다’는 안일한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는 지금 건설 현장에서 매년 되풀이되는 사고를 멈추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다시 한 번 깊이 고민해야 한다.

김현남 대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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